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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경력직 이직준비3 - 외국계 기업, 영어 얼마나 잘해야 하나?

by SeoGoHan 2023.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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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얼마나 잘해야 외국계 기업에 취직할 수 있을까?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너무 못하면 안된다. 현직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을 보면 영어 한마디 못하고 번역기로 연명하는 사람도 제법 보인다. 물론 오래전에 입사하신 부장님들로 문서를 읽고 현황을 파악하는 수준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다. 

 

국내 기업 10년이상 근무후 외국계 기업에 와서 느낀 영어관련 내용을 아래에 풀어본다. 참고로 글쓴이는 국내 기업 재직중에도 수출을 중심으로 운영하던 기업에서 일했다. 때문에 영문 저널이나 보고서를 읽고 분석하는 업무, 직접 고객에게 나갈 영문서들을 작성하는 업무로 영어를 업무에서 사용한 경험이 있었다. 외국계 기업 입사 면접에서도 이같은 내용을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1. 말하기와 듣기 - 회의 등, 말로하는 의사소통에 대해

이곳의 40대 초중반부터 그 이하의 젊은 직원들의 경우, 대게는 영어로 전화통화와 회의를 진행하기에 무리가 없는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로 많은 회의들이 zoom, MS Teams와 같은 영상회의 수단을 통해 이루어 진다. 당연히 영어시험과 같은 깔끔한 듣기 환경에서 일하는 경우는 없다. 때문에 매일 10분 정도 진행하는 전화 영어 프로그램과 같이 업무환경과 유사한 환경에서 연습하는 것을 추천한다. 영어학습에 대한 지원을 회사가 제공하는 경우, 전화영어 또는 화상회화 같은 프로그램 수강을 지원 받아, 실제 업무환경과 유사한 상황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것이 좋겠다. 

 

내가 입사하고 가장 큰 벽을 느낀 건 주변국 즉, 아시아인들의 영어 발음에 익숙해 지는 것이었다. 중국, 일본, 인도, 동남아 여러 나라의 동료들과 협업이 필요한 경우가 많았는데, 그들의 영어 발음을 알아듣는 것이 여전히 쉽지 않다. 나라와 민족, 인종마다 특유의 발음과 억양이 있고, 그에 익숙해 지는 데 한참 걸렸다. 이 부분은 일상에서 극복할 만한 뾰족한 수가 없다. 다만 입사를 한다면 적극적으로 많이 듣고 말할 기회를 만들어 가는 수 밖에 없다. 직원간의 영어레벨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회의에 들어가면 결국 잘하는 사람의 발언 비중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적어서 자기 의사를 밝히는 식으로 회의 안에서 비중을 키워가고, 차츰 즉석 발언을 늘려가는 식으로 실력을 높여간다. 부끄러워 하지말고 회의가 끝난 다음에는 서로의 이해 정도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시아인들 끼리 회의인 경우에는 상호 원어민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공통의 소통수단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황한 내용보다는 간결한 의사소통을 지향하게 된다. 암묵적으로 그런 동의를 가지고 회의하는 것이 업무내내 느껴 졌다.

한국 직원들 끼리 영어로는 절대 이야기 하지 않는다. 다만, 업무상 용어들은 모두 영어로 되어있기 때문에 그대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그 전표의 번호랑 납부일정이 어떻게 되나요?" 라는 이야기는 " 그 Invoice, Number 랑 Payment Due가 어떻게 되요?" 라는 식으로 소통한다. 좀 재수없게 들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서류상의 모든 글은 영어로 되어 있기때문에 같은 서류를 놓고 빨리 소통하려면 번역된 단어보다는 서류상 용어를 그대로 이야기하는 게 더 좋다. 나와 같이 국내 기업 경력으로 외국계로 입사를 원한다면 어지간한 영문 업무용어 정도는 미리 익혀서 가는 것이 좋겠다. 실제 면접 때도 이곳의 CFO가 업무상 영어 사용경험에 대해 질문했고, 해외에 있는 자회사들의 재무제표를 열람하고 검토한 경험을 이야기 하며 응했다. 

 

2. 쓰기 - 양식작성, 이메일 등

서류와 이메일은 사무직으로 일한다면 분,초로 달고 살아야되는 것이다. 이것을 모두 영어로 해야 한다. 

영미권에 이메일 보낸 적이 이전에 없던 것은 아니지만, 상시 영문으로 이메일을 주고 받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한국 직원과의 소통에서도 CC(참조) 수신에 외국 직원이나 파트너가 있는 경우도 있고, 일의 과정이 외국에 제출되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국문으로 쓰는 것 만큼이나 영문 이메일 작성이 일상적이다. 

실력을 높이기 위해 이메일의 경우는 다른 사람이 써놓은 메일들을 정독했다. 특히 일을 잘한다는 사람들의 소통, 보고 방법들을 익히기 위해 노력했다. 국내 회사에서 선임들이 잘 된 보고서들을 예시로 보여주며 따라서 작성하라고 가르쳐 주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보면 된다. 더군다나 지금 재직하는 회사는 특별한 기안양식 없이 이메일로 보고가 대체되는 경우가 많고, 이메일 회신을 승인서명과 동일하게 취급한다. 윗분에게 보내는 이메일의 경우 영문으로 기안서를 쓴다고 생각하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도 생긴다.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외국계 입사를 바란다면 쓰는 영어에 대해 반드시 중요성을 인지하라. 

3. 읽기 - 내규, 외국에서 오는 이메일

처음에 입사하면 모든 기업이 메뉴얼과 내규를 손에 쥐어 줄 것이다. 외국계 기업은 이것이 영문으로 되어 있다. 

외국계 기업은 내규에 대한 중요도가 한국 기업보다 높다. 국내 기업들도 대기업과 상장기업을 중심으로 준법경영에 대한 강화가 이루어 지고 있는데, 영미권과 유럽의 기업은 이 부분에서 앞서 있다. 때문에 프로세스와 개인 메뉴얼에 대한 관리와 업데이트도 빈번하게 이루어 진다. 업무도 이 내규(Policy)의 범주 안에서만 해야 하며, 이를 벗어나는 판단을 한다면 예외 승인을 철저히 받아가면서 해야한다. 내규를 적절하게 번역하고 해석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된다.

기본적으로 영문으로 된 정식서류에 대한 연습이 필요하다. 이전 경력에서 영문 계약서나 서류들을 다뤄본 경험이 있다면 일상적인 에세이와 계약서의 영문이 얼마나 다른지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21세기는 번역기가 존재한다. 온전한 번역을 제공하는 번역기는 여전히 없지만, 내용을 빨리 알고자 한다면 감을 잡는 정도로는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중요한 업무에서도 번역기에 의존하는 것은 매우 곤란하다. 

외국 직원이나 파트너가 보낸 이메일의 경우 문화권 마다 이메을로 소통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난다. 유럽권의 직원의 경우 짧고 간결한 영어를 쓴다. 영국제외, 그들 역시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국, 미국의 경우는 글을 길게 작성하는 경향이 좀 많았다. 특히, 미국의 경우 이메일도 길게 쓰고, 파워포인트 자료에도 텍스트를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편이었다. 내가 마주한 사람들이 비주얼에 서툴렀을 수 있지만, 이전 회사의 경험까지 모두 합쳐서 봐도 미국사람들이 글을 길게 쓴다. 하지만 다들 돈 받고 일하는 프로들이다. 두괄식이든 미괄식이든 자기만의 메세지를 주는 방식들이 있기 때문에 빨리 파악하고, 중요한 문장들을 파악하여 소통하면 되겠다. 

 

4. 그러면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되겠는가? 

토익 점수 기준 800, 스피킹 IM3 정도면 충분하다. 이건 내 점수다. 즉, 이정도 수준에서 업무를 통해 차츰 발전시키는 것으로 무난하게 적응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보면 나보다 못하는 사람들도 많고, 외국계 기업에서 녹을 먹으며 영어 업무를 동료직원들에게 미루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발전을 위해 외국계 기업을 선택했다면 영어에 상시 노출되어 있고 이로 인해 밥줄이 왔다갔다하는 환경만큼 영어학습에 좋은 환경은 없을 것이다. 

 

재직중에 직장에 입사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유학갔다 온 동료직원들이 아닌 중화권의 엘리트 들이다. 직간접적으로 꾸준히 접하는 친구들의 영어 수준이 굉장히 높다. 그들중에는 영미권 유학을 다녀온 사람들도 다수 있다. 수준 높은 영어구사와 더불어 승진의 야망을 서슴없이 내어 보이며, 가지고 있는 향상심의 크기 만큼 성실하다. 인구대국 중국에는 더 많고 좋은 엘리트 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외국계 입사를 한다면 이런 사람들과 국제적인 경쟁에 놓이게 된다는 것을 염두해 두라. 해외에서 일하는 꿈이 있다면 언어 때문에 업무 능력이 저평가 되지 않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 

 

이곳 저곳에서 만만치 않은 경쟁을 감당하고 있는 여러분과 나에게 응원을 보낸다. 

 

- 서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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