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일한 첫 직장에서 떠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구체적인 것을 여기에 다 적지는 못하겠지만, 누구나 당할 수 있는 경우라고 생각하고, 적어둔다.
1. 어떻게 통보할 것인가?
면담밖에 없다. 연인과 이별하듯이 싫은 티를 팍팍 낸다던가, 문자를 남긴다던가 하는 건 좋지 않다. 각자 성격에 따라 엄청난 스트레스를 감내해야 될 것이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역시 나의 인사권에게 면담을 요청했고, 퇴사의사를 밝혔다.
드라마를 보면 가슴에 사직서 봉투를 넣어 다니다가 상사의 눈 앞에 내어 놓는 장면이 연출된다. 현실 세계에서 그렇게 나가는 사람은 못봤다. 사직서 양식도 회사마다 천차만별이며, 간단한 편지로 퇴직이라는 큰 일이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각종 체크리스트와 동의를 구하는 문구가 가득한 사직서 양식을 빈틈없이 확인하고 제출해야 한다. 회사에 따라 전자양식으로 제출가능한 회사도 있는 것으로 안다. 내가 떠난 곳은 모든 기안서와 보고양식을 전자화 한 곳이었다. 그 중 몇 안되는 종이 양식 중 하나가 사직서 였다. 입사 만큼이나 어려운 것이 퇴사다.
2. 면담은 어떻게 대응하나?
이후 임원면담, 간혹 사장면담, 인사팀 면담 등이 진행된다. 임원면담이 실제적인 최종면담으로 보면된다. 임원은 팀장에게 이 골치아픈 일을 최대한 맡겨놓고 싶어하겠지만, 잡고싶은 인재가 퇴사를 결심할 경우 이 사람을 잡을 만한 당근과 채찍을 가진 사람은 임원이다. 팀장도 임원이 제시한 사항들, 또는 인사팀에서 제시한 사항들을 하나 둘 내어 놓으며 당신을 잡으려 할 것이다. 이런 일이 없다면 그동안의 직장생활이 제대로 된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 당신 만큼이나 회사도 이별을 원한다는 사인(Sign)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면담이 잡히면 무슨 이야기가 오고갈지 대략 예상해야 한다. 나오는 이야기들에 대해 대응이 안된다면 헤드헌터와 이야기 해도 좋다. 이직을 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다면 헤드헌터는 본인의 실적과 연동되는 사항이므로 적극적으로 대응해주고, 조언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연봉인상등의 파격적인 제안으로 당신을 잡으려 할 수도 있다. 현재의 괴로움과 받아들일 수 없는 점을 견디는 가치와 오른 연봉을 반드시 비교해 보기 바란다. 돈을 더 받고 견딜 수 있는 것이라면 연봉 인상을 받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그전과 당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다는 것을 반드시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다.
3. 가장 중요한 것은 신념 그리고 위험을 받아들이는 것.
결국은 신념이 가장 중요하다. 신념이라 함은 결국 이직의 이유가 될 것이다. 더 나은 직장을, 더 좋은 직업을 가지겠다는 추상적인 접근 보다는 최소한 다른 업계의 경험을 가지겠다, 연봉을 10% 올리겠다와 같은 속물같은 목표라도 정확한 목표가 필요하고 이것을 신념으로 하여 면담에 임해야 한다. 그래야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직장이 주는 확신도 중요하다. 헤드헌터는 이직할 회사에 대한 좋은 정보들을 쏟아낸다. 하지만 그 조직의 구성원에 대한 성격, 그 조직내의 분위기 등은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을 것이며, 이 부분은 입사할 때 까지 리스크로 남게 된다. 남더라도 움직이더라도 이 이직 이라는 과정을 시작하게 된 이상 리스크는 존재하는 것이다. 어떤 종류의 리스크를 받아들을 것인가의 선택일 뿐이다.
당신은 어떤 목표로 이직하고자 하는가? 돈이라도 좋다. 구체적인 틀을 가지고 상황에 뛰어 들기를 바란다.
- 서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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